사람신의

사람신의 집은 무덤이다. 그러나 명당이 아니고서는 그곳에서 살아가기 위한 여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으니, 무덤을 삼아 산다는 것도 그렇게 쉬운 일만은 아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무덤을 떠나 살게 사람신은 먹을 것과 도피처를 찾아 떠돈다. 흔히 원귀들이 구천을 떠돈다고 하는데 원귀들만 구천을 떠도는 것이 아니라 무덤을 빠져 나온 사람신들은 대부분 이곳저곳을 떠돌다가 후손의 몸에 찾아 들어온다. 후손이 음식을 먹을 음식의 기를 취할 있으니 배고픔을 면하게 되고, 악신들을 피해 이리저리 도망 다니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신들의 세계에서는 생전의 인연을 최대한 활용한다. 생전에 조금이라도 연이 있으면 무조건 찾아오니 연의 끈이 참으로 질기다 있다. 우리는 흔히 조상신이 후손을 도와주기 위해 후손의 몸에 있다고 하는데, 조상신의 마음이야 후손을 돕고 싶을지 모르지만 자신도 생사가 불분명한 판에 도와줄 힘이 있을지 의문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사람들은 원인 모를 여러 가지 고통을 겪게 된다. 이유 없이 아프거나 일이 풀리지 않는 몸에 들어 있는 신들에 의해 치임을 당하게 된다. 예로, 어떤 병을 앓다 죽은 조상신이 후손의 몸에 들어가면 후손도 똑같은 병을 얻게 되는데, 조상신의 입장에서야 후손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는 않겠지만 후손의 몸을 떠나고 싶어도 다른 데로 가서 길이 막막하니 피해가 되는 것을 알면서도 어쩔 없이 후손의 몸에 있을 수밖에 없다.

 

Posted by daehan777